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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 코인 (글로벌 확산, OUSD, 원화 위기)

cocham1 2026. 8. 10. 06:54

목차


    버스에서 우연히 들은 두 청년의 코인 대화가 저를 XRP 투자자로 만들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전혀 다른 결의 흐름이 세계 금융 지형을 조용히 바꾸고 있습니다. 전 세계 140개 기업이 뭉쳐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 OUSD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선언한 이 사건, 단순한 핀테크 뉴스가 아닙니다. 원화의 위상과 한국 통화 정책의 미래가 걸린 이야기입니다.

     

    스테이블코인

    글로벌 확산: 140개 기업이 한 곳에 모인 이유

    저도 처음 이 뉴스를 접했을 때는 "또 코인 관련 컨소시엄이겠지" 하고 넘길 뻔했습니다. 그런데 참여사 면면을 보고 나서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같은 전통 결제 네트워크부터 구글, IBM, 쇼피파이, 도어대시 같은 빅테크·커머스 기업, 스탠다드차타드·미즈호·US뱅크 같은 글로벌 금융사까지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신한금융지주, 카카오뱅크, K뱅크, 삼성카드, 현대카드, BC카드, 하나카드, NH농협카드, 우리카드, 한화생명이 이름을 올렸습니다.

    이 140개 기업은 단순한 협의체가 아니라 '오픈 스탠더드(Open Standard)'라는 법인을 직접 설립했습니다. 그리고 이 법인에서 OUSD, 즉 오픈 US 달러를 연내 출시하겠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여기서 OUSD란 달러 가치에 1:1로 고정된 스테이블 코인으로, 특정 단일 기업이 아닌 140개 출자사가 공동으로 발행·운영하는 구조입니다.

    왜 기존의 테더(USDT)나 서클(USDC)을 그냥 쓰지 않고 새로 만들었을까요? 제가 보기엔 이게 핵심입니다. 테더와 서클은 이미 수조 달러 규모의 유통량을 가진 대형 민간 기업입니다. 이들이 스위프트(SWIFT) 망, 즉 국제 은행 간 결제 네트워크에 해당하는 위치를 독점하게 되면 신한은행도, 비자도, 국가 중앙은행도 그 회사 한 곳의 정책에 종속되는 구조가 됩니다. 140개 기업이 손을 잡은 건 그 독점을 막기 위한 집단 방어였다고 해석하는 것이 더 정확해 보입니다.

    • 전통 결제 네트워크: 비자, 마스터카드, 아메리칸 익스프레스
    • 글로벌 금융사: 스탠다드차타드, 미즈호, 스미토모 미쓰이, US뱅크
    • 빅테크·커머스: 구글, IBM, 쇼피파이, 도어대시
    • 크립토 생태계: 코인베이스, 리플
    • 국내 참여사: 삼성전자, 신한금융지주, 카카오뱅크, K뱅크, 삼성·현대·BC·하나·농협·우리카드, 한화생명
    요약: 140개 기업이 법인을 직접 설립하고 OUSD를 출시하려는 것은 테더·서클의 독점적 지위를 견제하기 위한 집단 대응입니다.

     

    OUSD의 구조: 이자 수익을 나누는 새로운 모델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기존 스테이블 코인 발행사들의 수익 구조를 알고 나서 꽤 오래 불편했거든요. 테더와 서클은 고객이 맡긴 달러를 미국 국채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해 연간 수십억 달러의 이자 수익을 챙겨왔습니다. 정작 코인을 맡긴 사용자에게는 단 한 푼의 이자도 지급하지 않으면서요. 쉽게 말해 은행에 돈을 맡겼는데 예금 이자는 은행이 혼자 다 먹는 구조였습니다.

    OUSD는 이 구조를 바꾸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보유 달러를 미국 국채에 운용해 발생한 이자 수익을 발행사가 혼자 독식하지 않고 140개 파트너 기업들과 배분하는 모델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일반 사용자 입장에서도 지갑에 OUSD를 보유하는 것만으로 실시간 자동 복리 이자가 붙는 경험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실시간 자동 복리란 이자가 매 순간 원금에 합산되어 다시 이자를 낳는 방식으로, 기존 은행 예금의 월 단위 이자 계산 방식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CEO로는 잭 아브라스가 선임됐습니다. 주목할 점은 그가 최대 주주가 아닌 순수 경영자, 즉 집사 역할이라는 것입니다. 코인베이스 출신으로 개인 송금 문제를 직접 다뤄봤고, B2B 송금 특화 기업 브릿지를 창업한 이력도 있어 이 구조를 운영할 적임자로 꼽힌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Fed)이 민간 은행들의 협의체로 운영된다는 점을 생각하면, 단일 지배 주주 없이 운영되는 이 구조가 마냥 낯선 실험은 아닙니다(출처: 미국 연방준비제도).

    바이낸스나 업비트 같은 대형 중앙화 거래소에 상장되기보다는 파트너사들의 결제 인프라 안에서 유통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이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유사한 이자지급형 스테이블 코인 모델들이 빠르게 확산될 것이고, 기존 은행들도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디지털 자산 연계 상품 출시를 서두르게 될 것입니다.

    요약: OUSD는 이자 수익을 독식하던 기존 구조를 깨고 파트너사와 배분하는 모델로, 이자지급형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을 앞당길 수 있습니다.

     

    원화 위기: 아프리카·중남미에서 이미 벌어진 일

    제 경험상, 어떤 경제 변화든 먼저 가장 취약한 곳에서 시작됩니다.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지역의 스테이블 코인 거래량은 연평균 48% 성장 중입니다(출처: Chainalysis 지역별 암호화폐 보고서). 이 숫자가 얼마나 이례적인지는 스마트폰 보급 초기 성장률과 비교해도 압도적입니다.

    왜 이렇게 빠를까요? 아르헨티나나 에티오피아 같은 나라에서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단순한 편의 수단이 아니라 생존의 도구입니다. 국가가 외환 부족 때마다 자본 통제, 즉 개인의 달러 보유·환전을 강제로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해 왔기 때문입니다. 자본 통제란 정부가 외환 시장에 직접 개입해 자국 화폐의 대외 유출을 막거나 환율을 인위적으로 고정하는 조치를 말합니다. 이 통제가 반복되자 국민들은 국가가 접근하지 못하는 달러 스테이블 코인 지갑에 자산을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브라질은 국가 결제 시스템 픽스(Pix)에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연동했고, 그 결과 2025년 한 해 관련 거래량이 3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성인 인구의 60%가 스테이블 코인을 실생활에서 사용 중입니다. 에티오피아는 개인 저축의 70%, 기업 결제 공급망의 30%가 이미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 대체됐습니다.

    이 지점에서 문제가 시작됩니다. 통화 정책이란 중앙은행이 금리를 조정해 물가와 경기를 제어하는 수단인데, 국민 대다수가 자국 화폐 대신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쓰면 이 수단 자체가 무력해집니다. 에티오피아 중앙은행이 금리를 올려도, 국민들이 쓰는 돈의 70%는 미국 연준(Fed) 정책에 반응하지 에티오피아 정책에는 반응하지 않습니다. IMF와 BIS 역시 이 문제를 공식 경고 의제로 다루고 있습니다.

    요약: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확산은 자국 통화 가치 하락과 통화 정책 무력화라는 이중 위기를 이미 아프리카·중남미에서 현실로 만들고 있습니다.

     

    원화 위기, 한국은 어디쯤 서 있는가

    제가 거래소 앱을 열어볼 때마다 느끼는 건, 한국 사람들은 환율 변화에 민감하다는 점입니다. 지난 2년간 원달러 환율은 1,300원대에서 1,500원대까지 올랐습니다. 이 흐름이 고착된다는 인식이 퍼지는 순간,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국내에서 자유롭게 유통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미국 주식 투자 열풍 때 달러 예탁금이 급증하면서 환율 상승 압박이 생겼던 것처럼, 스테이블 코인 지갑 충전 수요가 예비적 달러 수요를 폭발적으로 키울 수 있습니다.

    물론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무조건 막아야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 생각엔 답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선제 발행에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3대 메가뱅크에 엔화 기반 스테이블 코인 발행을 공식 지시했고, 홍콩도 독자적인 스테이블 코인 법제화를 추진 중입니다. 달러에 대한 자연스러운 선호를 막을 수는 없지만, 편리성 면에서 동등한 원화 스테이블 코인이 존재한다면 사람들은 굳이 달러로 환전하지 않아도 됩니다.

    문제는 속도입니다. 한국은행이 할지, 민간 은행 연합이 할지, 토스 같은 핀테크 기업에 맡길지조차 아직 결정이 나지 않았습니다. 민간이 발행하면 그 민간 기업이 통화 권력을 갖게 된다는 우려, 관이 하면 혁신 속도가 느리다는 우려가 서로 맞부딪혀 표류 중입니다. 반면 세계는 매 분기 결정을 내리고 인프라를 쌓고 있습니다. 지금 한국에 참여사로 이름을 올린 기업들 스스로가 OUSD 생태계에 들어가 있다는 사실이 이 지연의 아이러니를 잘 보여줍니다.

    요약: 원화 스테이블 코인의 선제 발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는 사이, 한국 기업들은 이미 달러 기반 OUSD 생태계 안에 발을 들여놓았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스테이블 코인이랑 비트코인은 뭐가 다른 건가요?

    A. 비트코인은 희소성에 근거해 가격이 매 순간 변동하는 변동성 자산입니다. 반면 스테이블 코인은 달러처럼 특정 법정화폐에 1:1로 가치를 고정해 설계된 디지털 화폐입니다. 투자 수익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결제·송금·저축 수단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점에서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Q. OUSD랑 기존 테더(USDT), 서클(USDC)이랑 차이가 뭐예요?

    A. 가장 큰 차이는 이자 수익 배분 구조입니다. 테더와 서클은 고객 예치금을 국채에 투자해 얻은 수익을 발행사가 독식합니다. OUSD는 이 수익을 140개 파트너사와 나누며, 일반 보유자에게도 자동 복리 이자가 지급되는 구조를 목표로 합니다. 또한 단일 대주주가 없어 특정 기업의 독점적 영향력이 제한됩니다.

     

    Q. 달러 스테이블 코인이 많이 쓰이면 원화 가치가 떨어지나요?

    A. 직접적으로 가치를 떨어뜨린다기보다는 원화의 필요성이 줄어드는 방향으로 압박이 생깁니다. 국민들이 생활비 일부를 달러 스테이블 코인으로 보유하고 소비하기 시작하면, 원화 유통 수요가 줄고 외환 시장에서 달러 수요가 늘어 환율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와 아르헨티나 사례가 이 경로를 이미 실증하고 있습니다.

     

    Q. 한국에서 지금 달러 스테이블 코인 쓸 수 있나요?

    A. 암호화폐 거래소를 통해 테더나 USDC를 보유하는 것은 현재도 가능하지만,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 수단으로 쓰는 것은 아직 제도적으로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달러 스테이블 코인을 실생활 결제에 허용할지, 원화 스테이블 코인을 먼저 만들지 등 핵심 정책 방향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태입니다.

     

    결론

    버스에서 코인 얘기하던 청년들을 떠올려봅니다. 그때 제가 XRP를 산 것처럼, 지금 세계 금융 시스템도 스테이블 코인이라는 새 흐름 앞에서 뒤늦게 합류하거나 아예 올라타지 못하는 선택지 사이에 서 있습니다. OUSD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이자지급형 스테이블 코인 모델이 업계 표준이 될 수 있고, 기존 은행들은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빠르게 움직일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한국이 잘해낼 것이라는 믿음은 저도 갖고 있습니다. 다만 그 믿음이 실현되려면 '언젠가 결정하겠다'가 아니라 지금 당장 방향을 정하는 것이 전제입니다. 원화 스테이블 코인 발행 주체, 달러 스테이블 코인의 국내 허용 범위, 제도적 안전 장치, 이 세 가지를 동시에 논의하는 테이블이 하루빨리 열리기를 바랍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ubAfaAT72h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