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카테고리 없음

코리아 패싱 (이란 선례, 트럼프 협상, 한국 전략)

cocham1 2026. 8. 18. 18:19

목차




    2026년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핵 협상이 진전되는 도중에 기습 폭격을 감행했습니다. 제네바 회담에서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440kg 전량 희석과 영구 합의를 제안한 지 불과 이틀 만의 일이었습니다. 솔직히 뉴스를 보면서 제가 먼저 든 생각은 "그럼 북한은?"이었습니다. 말이 계속 바뀌는 패턴, 협상 테이블을 걷어차고 폭탄을 떨어뜨리는 수순, 어딘가 익숙한 구조가 한반도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가시지 않습니다.

     

    외교셈법

    이란 선례가 드리운 그림자, 트럼프식 협상의 민낯

    2026년 2월 6일, 오만의 중재로 무스카트에서 미국과 이란 간 간접 핵 회담이 열렸습니다. 양측은 이를 "좋은 시작"이라고 평가했고, 3월 2일 빈에서 기술적 후속 협상을 이어가기로 합의까지 했습니다. 그런데 그 합의가 지켜지기는커녕, 협상 이틀 만에 폭격이 시작됐습니다. 제가 이 사태를 지켜보면서 느낀 건 단순한 공포감이 아니었습니다. 이게 우연이 아니라 하나의 패턴이라는 점이 더 무서웠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선호하는 방식은 이른바 '톱다운(Top-Down) 협상'입니다. 톱다운 협상이란 실무 협의를 생략하고 최고 지도자끼리 직접 빅딜을 타결하는 방식으로, 절차보다 극적인 쇼맨십을 앞세웁니다. 문제는 이 방식이 상대의 양보를 이끌어내는 수단인지, 아니면 무장 해제를 유도하는 심리전인지 구분이 안 된다는 겁니다. 이란의 경우, 협상 테이블에서 최대치의 양보를 끌어낸 직후 군사 행동으로 전환했다는 비판이 미국 내부에서도 제기됩니다(출처: BBC 중동 뉴스).

    북한 문제로 시선을 돌리면,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개인적 친분'을 자주 꺼내 듭니다. 제 경험상 이런 식의 친밀감 강조는 실질적인 외교 진전보다는 상대를 협상 테이블에 앉히기 위한 전술적 구애인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국내외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트럼프가 진정한 평화 정착보다 자신의 외교적 치적을 극대화하기 위한 이벤트로 북핵 협상을 활용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그렇다고 당장 전면전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현재 미군은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사태로 핵심 정밀유도무기와 패트리어트·사드(THAAD) 같은 방공 자산이 상당한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드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적 탄도미사일을 공중에서 요격하는 시스템입니다. 이 자산들이 소모된 상태에서 북한처럼 지하화·요새화된 핵보유국을 상대로 선제타격을 감행하는 건 군사 교과서에도 없는 무리수입니다. 게다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로서는 한반도에서 통제 불능의 국지전이 터지는 상황이 선거에 치명타가 된다는 것을 모를 리 없습니다.

    • 이란 전례: 핵 협상 진전 이틀 만에 기습 폭격 → '협상=무장 해제 유도' 의심 구조
    • 톱다운 협상의 함정: 빅딜 쇼맨십이 실제 평화 프로세스와 다를 수 있음
    • 군사적 제약: 미군 자산 분산·소모, 방공 자산 압박으로 대규모 선제타격 현실성 낮음
    • 정치적 제약: 11월 중간선거 앞둔 트럼프에게 한반도 전쟁은 선거 악재
    • 동맹 변수: 한국의 사전 동의 없는 단독 타격은 한미동맹 파탄 의미
    요약: 이란 선례는 트럼프식 협상이 실제 평화보다 압박 수단일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군사·정치·동맹 삼중 제약으로 북한 전면 공격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극히 낮습니다.

     

    북한의 배짱 외교와 한국이 선택할 수 있는 길

    북한이 트럼프의 '핵 동결(Freeze)' 제안에 어떻게 반응할지를 생각해보면, 제 경험상 이건 꽤 복잡한 계산기입니다. 핵 동결이란 추가 핵실험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되 기존 핵무기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입니다. 완전한 비핵화와는 전혀 다른 개념입니다. 북한 입장에서는 가장 낮은 비용으로 가장 높은 대가를 받을 수 있는 선택지이기 때문에, 조건만 맞으면 응할 동인이 있습니다.

    다만 하노이 회담(2019) 당시의 '빈손 귀환'은 북한에게도 씁쓸한 기억입니다. 당시 트럼프는 영변 핵시설 외의 추가 폐기를 요구했고, 김정은은 협상 테이블을 박차고 나왔습니다. 그 이후 북한이 얻은 교훈은 분명합니다. '스몰딜(소규모 단계적 합의)'이 아닌 '빅딜(일괄 타결)' 압박에는 절대 끌려가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 더해 현재 북한은 러시아와 사실상 군사동맹 관계를 굳혔고, 중국과의 경제적 연대도 유지하고 있어서 과거보다 훨씬 높은 몸값을 부를 자신감이 있습니다(출처: 38 North — 북한 전문 싱크탱크).

    이 상황에서 한국이 마주한 가장 현실적인 위협은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입니다. 코리아 패싱이란 미국과 북한이 한국을 배제한 채 양자 간 딜을 완성해버리는 시나리오를 뜻합니다. 제가 지금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트럼프가 핵 동결을 사실상 인정하는 '기형적 타협'을 자신의 외교 치적으로 포장하면, 한국은 정작 한반도 안보의 핵심 당사자이면서도 협상 밖으로 밀려날 수 있습니다.

    이를 막으려면 한국 정부는 '한반도 평화경제 구상'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미리 내놓아야 합니다. 북한이 군비 통제(Arms Control) 협상 테이블에 복귀할 경우, 군비 통제란 양국이 합의를 통해 무기 증강을 제한하거나 단계적으로 감축하는 과정을 의미하는데, 이때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경제 지원의 윤곽을 제시해야 한다는 겁니다. 미국의 대북 유연성을 지지하는 대신, 그 대가로 남북 간 경제협력 영역—예컨대 개성공단 재가동이나 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한 제재 예외를 미국으로부터 이끌어내는 전략적 교환이 필요합니다.

    한편 저는 왕이 중국 외교부장의 8월 한국 방문 일정을 보면서 또 다른 차원의 압박을 느꼈습니다. 북·중·러 밀착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중국이 한국의 의중을 파악하러 오는 것은, 한국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이거나 최소한 미국 편에서 이탈시키려는 포석일 수 있습니다. 미국이 이란에서 저지른 선례는 중국에게도 "우리도 대만에서 그럴 수 있다"는 명분을 제공했습니다. 그 명분을 실행에 옮길 내부 동력이 있는지가 문제인데, 중국의 부동산 침체로 빈 집이 6,000만 채를 넘고, 길거리 노숙 인구가 5,000만 명에 육박한다는 보도는, 내부 불만을 외부 전쟁으로 전환하려는 역사적 패턴과 겹쳐 보여 불안합니다. 역사는 이미 그 답을 여러 번 보여준 바 있습니다.

    요약: 북한의 배짱 외교와 코리아 패싱 위험 속에서 한국은 평화경제 청사진을 선제적으로 제시하고, 미국과의 조율을 통해 한반도 협상의 실질적 설계자 역할을 자임해야 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미국이 이란처럼 북한도 갑자기 공격할 수 있나요?

    A. 이란 선례가 불안감을 주는 건 사실이지만, 북한은 이란과 다른 조건입니다. 북한은 이미 핵을 보유한 국가이고, 북·중·러 삼각 연대라는 방어막이 있습니다. 미군 자산 소모 상태와 11월 중간선거 부담, 한국의 동의 없는 단독 타격 시 한미동맹 파탄이라는 삼중 제약 때문에 전면 선제공격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극히 낮게 평가됩니다.

     

    Q. 핵 동결이 비핵화와 다른 게 뭔가요?

    A. 핵 동결은 추가 핵실험과 ICBM 발사를 멈추는 것으로, 기존에 만들어놓은 핵무기는 그대로 가집니다. 반면 완전한 비핵화는 핵무기 전체를 폐기하고 검증을 받는 과정입니다. 트럼프가 핵 동결을 수용하면 북한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유지하면서 제재 완화를 얻는 구조가 됩니다.

     

    Q. 코리아 패싱이 실제로 일어날 수 있나요?

    A. 트럼프 1기 때도 싱가포르·하노이 회담에서 한국이 실질적으로 협상 과정에서 배제된 경험이 있습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톱다운 스몰딜'을 밀어붙일 경우, 한국이 선제적으로 협상 의제와 경제 인센티브 청사진을 내놓지 않으면 또다시 결과만 통보받는 상황이 충분히 반복될 수 있습니다.

     

    Q. 북한이 트럼프 제안에 응할 가능성은 있나요?

    A. '스몰딜' 수준, 즉 핵 동결 대가로 민생 관련 제재 완화가 제시되면 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노이 교훈으로 전면 비핵화 빅딜은 거부하겠지만, 자신들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군비 통제 협상 프레임이라면 북한도 실리를 따져볼 여지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봅니다. 다만 러시아와의 밀착으로 협상 몸값이 예전보다 훨씬 높아진 상태입니다.

     

    결론

    이란 폭격 사태를 보면서 제가 느낀 가장 큰 불안은 "협상 중이라도 안전하지 않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미국이 2차 대전 후 야스쿠니 신사를 남겨둔 채 한중일의 연대를 분열시켜온 역사적 패턴처럼, 한반도를 둘러싼 강대국들의 셈법은 늘 우리의 안전보다 자국의 이익이 먼저입니다. 그 사실을 직시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북한 기습 공격의 가능성은 지금 당장은 낮지만, 트럼프가 핵 동결을 외교 치적으로 포장하는 기형적 타협을 추진할 때 한국이 그 과정에서 주도적 역할을 확보하지 못하면 우리는 결과만 받아드는 처지가 됩니다. 다자 대화 틀 가동, 평화경제 청사진 제시, 미국으로부터의 제재 예외 확보—이 세 가지 카드를 지금부터 준비해놓지 않으면, 나중에 서두르는 건 이미 늦습니다. 제가 지금 가장 바라는 건 우리 정부가 끌려다니는 외교가 아닌, 먼저 판을 짜는 외교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fo4-BWUgDKU