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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패권 전쟁 (마누스 사태, 디지털 장막, 한국 전략)

cocham1 2026. 7. 28. 16:28

목차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AI 스타트업의 창업자가 중국 여권 하나 때문에 출국 금지를 당했습니다. 메타가 3조 원을 내밀었는데도 딜이 무산됐습니다. 이 뉴스를 처음 접했을 때,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습니다. 국경 없는 자유시장이라는 말이 이렇게 빠르게 낡은 신화가 될 줄은 몰랐으니까요.

     

    패권전쟁

    마누스 사태가 드러낸 것: 여권이 곧 국가 안보다

    자율형 AI 에이전트(Autonomous AI Agent) 스타트업 '마누스'는 중국인 엔지니어 3명이 만든 회사입니다. 자율형 AI 에이전트란, 사람이 목표만 던져주면 코딩·리서치·문서 작성까지 스스로 처리하는 AI 시스템을 말합니다. 단순한 챗봇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이죠. 마크 저커버그의 메타가 약 20억 달러, 우리 돈으로 3조 원 가까이를 제시한 것도 그래서였습니다.

    그런데 딜 성사 직전,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가 개입했습니다. 회사 등록지는 싱가포르였지만, 최고 경영자 샤오훙과 최고 과학자 지이차오에게 출국 금지 명령이 내려졌습니다. 이유는 단 하나, 두 사람이 중국 국적자라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핵심은 중국 정부가 역외 관할권(Extraterritorial Jurisdiction)을 행사했다는 점입니다. 역외 관할권이란, 자국 영토 밖에서 벌어지는 일에도 자국 법을 적용하는 원칙인데, 쉽게 말해 "네 몸이 어디 있든, 여권이 우리 거면 우리가 통제한다"는 뜻입니다.

    이 사건이 왜 중요한가 하면, 이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할 때 등기부등본이 아니라 창업자의 여권 색상을 먼저 따져봐야 하는 시대가 됐기 때문입니다. 제가 보기에 이건 단순한 M&A 실패가 아닙니다. 자본이 국적을 앞지를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흔들린 사건입니다.

    반대편인 미국도 가만히 있지 않았습니다. 백악관은 2025년 4월 국가과학기술메모 4(NSTM4)를 발표하며, 중국이 모델 증류(Model Distillation) 기법으로 미국 AI 기술을 대규모로 복제하고 있다고 공식 경고했습니다. 모델 증류란, 수만 개의 가짜 계정으로 고성능 AI에 질문을 퍼붓고 그 응답 데이터를 긁어모아 저비용 복제 모델을 학습시키는 방식입니다. 천문학적인 투자금을 쏟아부은 미국 입장에서, 지식이 API 호출 한 번으로 합법적으로 새어나가는 상황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구조적 허점이었습니다(출처: 미국 백악관).

    이 두 가지 흐름을 놓고 보면, 미국과 중국이 공통적으로 택한 답은 하나입니다. 핵심 인력의 국적과 데이터 접근 경로를 통제하는 것. 과거 반도체 전쟁이 공장과 장비 수출 통제 위주였다면, AI 전쟁은 엔지니어의 인지능력 자체를 통제하는 싸움으로 완전히 판이 바뀌었습니다.

    • 마누스: 싱가포르 법인 + 중국 국적 창업자 → 중국 정부 출국 금지 조치, 메타와의 3조 원 딜 무산
    • 미국 NSTM4: 모델 증류를 통한 프런티어 AI 기술 유출 경고 및 중국 자본·국적자의 핵심 데이터 접근 원칙 차단
    • 공통점: 등록지·자본이 아닌 '사람의 국적'이 안보 경계선으로 부상
    요약: 마누스 사태는 기업 소재지가 아닌 창업자의 국적이 AI 패권 전쟁의 새로운 전선임을 보여준 분수령이었습니다.

     

    디지털 장막 시대, 한국과 중국을 다시 보게 된 계기

    이 흐름이 먼 나라 얘기처럼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겪은 일을 떠올려보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바로 쿠팡 사태였습니다. 중국 국적의 관리자가 고객 정보를 대량 유출한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일었죠. 한국 사람들 대부분은 쿠팡을 그냥 한국 기업이라고 여기고 이용해왔습니다. 저도 그랬고요.

    그런데 사건 이후 쿠팡이 보여준 수습 과정은 제 예상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미국인 중간 관리자의 언행은 물론이고, 한국인처럼 생긴 최고 경영자의 태도가 책임·예의·상도를 중시하는 한국인 정서와 너무 동떨어져 있었습니다. 제 경험상 이건 단순한 사과 미숙이 아니라, 기업 문화의 근본적인 온도 차이였습니다. 그 후로 저는 쿠팡을 이용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어차피 쿠팡에 입점한 판매자들이 다른 플랫폼에도 동일하게 물건을 올리는 구조라는 걸 알고 나니 굳이 쿠팡을 고집할 이유가 없어졌습니다.

    이 경험 덕분에 저는 미·중 AI 패권 전쟁을 볼 때 다른 시각이 생겼습니다. 중국의 딜레마는 사실 구조적으로 명확합니다. 구소련처럼 광대한 영토가 여러 나라로 분열되지 않으려면 공산당 일당 체제를 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동시에 백성들의 삶을 위해 1978년 덩샤오핑이 개혁개방을 선택했습니다. 그로부터 약 47년이 흘렀습니다.

    서구 자본주의는 16세기 대항해 시대를 기점으로 약 450년, 18세기 산업혁명을 기준으로 해도 약 300년에 가까운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출처: OECD 경제사 자료). 그 긴 세월 동안 자본주의는 수많은 위기와 제도 개혁을 거치며 지금의 모습이 됐습니다. 겨우 47년의 경험으로 그 복잡한 체계를 완벽하게 소화하기에 중국은 아직 미성숙 단계라고 봐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기업 활동과 시민 의식 모두에서 세계시민으로서의 성숙함이 아직 부족한 면이 보입니다.

    하지만 동시에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습니다. 중국은 공산주의 체제를 채택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그 어느 민족보다 자본주의적인 DNA를 가진 사람들입니다. 아편전쟁 이전까지 중국은 글로벌 경제 규모 1위로 전 세계 부의 3분의 1을 차지하던 나라였습니다.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챙긴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닙니다. 제가 이 전쟁을 낙관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것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패권국가였고, 언제나 장사를 잘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렇다면 한국은 어디로 가야 할까요. 오랫동안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줄타기 전략을 써왔지만, 디지털 장막이 세워지는 지금 이 전략은 갈수록 작동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미국 투자를 받아 글로벌 무대에 서려면 중국 시장과 거리를 둬야 하고, 양쪽 모두를 잡으려다가는 어느 쪽 문도 제대로 열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창업 1일 차부터 워싱턴과 베이징 중 하나의 줄을 서야 하는 신냉전 구도 속에서, 한국 스타트업과 투자자들은 이제 공동 창업자의 국적과 주주명부를 보는 눈을 완전히 달리 가져가야 할 것 같습니다.

    요약: 쿠팡 사태의 직접 경험과 중국의 자본주의 역사를 함께 놓고 보면, 디지털 장막은 이미 우리 일상 가까이에 와 있고 한국의 선택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마누스가 싱가포르 법인인데 왜 중국 정부가 개입할 수 있었나요?

    A. 중국 정부가 역외 관할권을 근거로 들었기 때문입니다. 역외 관할권이란 자국 법률을 영토 밖에도 적용하는 원칙으로, 핵심은 기업 등록지가 아니라 창업자의 국적입니다. 쉽게 말해 여권이 중국산이면 어디 있든 중국 정부의 통제 범위에 들어갈 수 있다는 논리입니다. 이게 얼마나 파장이 큰 선례인지, 지금 실리콘밸리 투자자들이 매우 예민하게 주시하고 있습니다.

     

    Q. 모델 증류(Model Distillation)가 왜 미국에게 그렇게 위협적인가요?

    A. 모델 증류는 수만 개의 프록시 계정으로 고성능 AI에 질문을 대량으로 던지고, 그 응답 데이터를 학습시켜 훨씬 저렴하게 유사 성능의 AI를 만드는 방식입니다. 수십 조 원을 들여 개발한 기술의 핵심을 API 호출 비용만으로 복제할 수 있다는 뜻이죠. 미국 백악관이 NSTM4를 통해 이를 공식 의제로 올린 것도 그 위협의 크기를 반증합니다.

     

    Q. 한국 스타트업이 중국계 공동 창업자나 투자자를 두면 실제로 문제가 생기나요?

    A. 지금 당장 법적 문제가 생기는 건 아닙니다. 하지만 미국 투자 유치나 미국 시장 진출을 원한다면 심사 과정에서 상당한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은 바이트댄스, 문샷 AI 같은 중국 테크 기업의 미국 자본 유치와 지분 이전을 사전 정부 승인 대상으로 묶기 시작했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확장을 설계하는 단계에서부터 이 변수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Q. 쿠팡 고객 정보 유출 사건, 어떤 내용이었나요?

    A. 중국 국적의 쿠팡 관리자가 대량의 한국 고객 개인정보를 외부로 유출한 사건입니다. 전 국민이 이용하는 플랫폼인 만큼 파장이 컸고, 이후 쿠팡 측의 대응 방식이 한국적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제 경험상 이 사건이 많은 한국 사용자들이 쿠팡을 다시 보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습니다.

     

    결론

    기술이 세상을 하나로 이어줄 것이라는 기대는 점점 현실과 멀어지고 있습니다. 미국과 중국은 각자의 방식으로 디지털 장막을 세우고 있고, 그 장막은 서버나 공장이 아니라 사람의 국적과 뇌를 경계선으로 삼고 있습니다. 마누스 사태, 미국의 NSTM4, 쿠팡 사건을 하나의 흐름으로 놓고 보면 답이 보입니다. 우리가 '글로벌'이라고 부르던 시대는 이미 끝나가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성숙한 자본주의 경험을 가지면서도 역사적으로 가장 상업적인 DNA를 지닌 나라라는 점, 저는 이걸 경계와 존중을 동시에 가져야 한다는 신호로 읽습니다. 한국이 지금 해야 할 일은 줄 서기를 망설이는 것이 아니라, 어느 줄에 서든 우리 기술과 인재의 주권을 지킬 수 있는 구조를 먼저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늦지 않았다고 보고 싶지만, 솔직히 시간이 많지 않습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X4vpZsAnU2Y&t=149s